크로스드레서

[여장소설 86] 여장남자 사이트 – 크로스드레서 다이어리

한때 크로스드레서 웹사이트를 운영한 적이 있다.
네이버 블로그와는 달리 웹사이트는 복잡하고 어렵고 신경 쓸 게 참 많다.
오류도 자주 발생한다.
어느 날,
사이트 접속이 잘 안 되어 호스팅 업체에 연락했다.
오류 수정을 위해 홈페이지 주소를 알려달란다.
알려주면 들어가 볼 것이고 들어가면 내가 올린 여장남자에 관한 글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시디들이야 내 글에 공감하겠지만 일반인들은 여장남자에 관한 글을 어떻게 생각할까?
뻔하다.
사이트 운영자인 나를 변태 취급할 것이다.
그래도 오류 해결을 위해서는 사이틀 주소를 알려주어야 했다.
그가 하는 말.
“잘 되는데요? 사진도 글도 잘 나와요.”
“아…네…”
“아마도 이건 통신사 문제인 거 같습니다. 저희 쪽에서는 잘 돼요.”
나는 또 어쩔 수 없이 통신사에 전화했다.
그런데 그곳은…
헉! 상담사가 여자였다.
그것도 젊은 여자의 목소리.
또다시 사이트 주소를 알려달라고 했다.
어떡하지? 난감했다.
그러나 불러주지 않을 수 없었다.
”crossdresser.co.kr“
단어가 길고 처음 듣는 단어이다 보니 잘 못 알아듣는 것 같았다.
그래서 한글로 “크로스드레서 다이어리”라고 또박또박 알려주었다.
그제야 상담사는 제대로 들어가는 듯 했다.
“아.. 고객님 크로스드레서 다이어리 말씀이신가요? 네…여기서는 잘 들어가지는데요?”
잘 들어간다니 다행이긴 하지만 이 여자는 또 이런 여장남자에 관한 변태 글, 약간의 음란한 글들을 보고 나에 대해 또 어떻게 생각 했을까?
서로 얼굴을 마주보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너무도 부끄러웠다.
오류 수정이 길어져 전화기를 한참이나 붙잡고 있었으니,
그 사이 이 여자는 내가 올린 여장남자에 관한 글들을 여러 개 훑어보았을 것이고…
야한 사진과 변태성 글에 대해 이 여자 역시 나를 변태, 또는 미친놈 취급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쩌면 사이트 주소를 적어놓았다가 친구들에게 이야기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어떤 변태 같은 놈하고 상담하게 되었다고…
세상에…이 여장남자 사이트 좀 보라고…
생각할수록 부끄러웠다.
*
다행히 그때의 오류 수정 이후 다시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나는 이 네이버 블로그와 똑같은 크로스드레서에 관한 글을 워드프레스 블로그에도 쓰고 있다.
이유는…
그동안 네이버 측으로부터 여러 번 검열을 당했기 때문이다.
검열을 당하면 그동안 올린 글들이 모두 삭제 될 수도 있고 아예 블로그 자체가 폐쇄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100% 복사본을 어쩔 수 없이 워드프레스 블로그에 카피해 놓고 있다.
언제 또 네이버에 의해 내 블로그가 폭파될 지 모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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