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장

[크로스드레서소설 71] 공원에서 위험한 놀이

여장

영화 ‘라스트 크리스마스’의 포스터다.
나는 크로스드레서.
단지 이런 그림만으로 여장 욕구가 샘솟는다.
스타킹에 부츠를 신고 다소곳하게 앉아있는 여인의 모습.
이 얼마나 사랑스러운 모습인가?
문득,
포스터 속 여자의 모습을 따라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포스터 속 여자와 비슷한 옷 차림으로 집을 나선 시각은 새벽 1시.
날이 추워서인지 거리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거리를 조금 배회하다 근처 공원으로 갔다.
공원 한가운데에 자그마한 호수가 있는데 그곳 벤치에 앉아 포스터 속 여자처럼 다리를 꼬며 사진을 찍었다.
몇 장의 사진을 찍고 공원을 나서려는데 공원 입구에 사람 하나가 나타났다.
검은색 코트를 입은 남자, 몸을 흐느적거리는 게 술에 많이 취한 듯 보였다.
조용히 그의 뒤를 따라갔다.
“아저씨?” 대답이 없다.
“아저씨?” 더 큰 소리로 부르자 그제야 뒤를 돌아보았다.
“술이 많이 취하셨네요?”
그가 내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누…누구세요?” 혀 꼬부라진 목소리였다.
“아저씨, 우리 데이트해요.”
“아가씬 누구세요?”
나에게 아가씨라니… 기분이 좋았다.
인상이 맘에 든다. 착하게 생겼다.
오늘 밤 좋은 놀잇감이 될 것 같다.
저기 벤치가 보인다.
벤치까지 그를 유혹하기로 했다.
치마를 끌어 올려 팬티가 보일 만큼 짧은 길이로 만들고 그의 앞을 요염하게 걸었다.
“아저씨, 저 어때요? 섹시하죠?”
아무런 대답이 없다.
그는 그저 잔뜩 풀린 눈으로 지그시 내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를 따라오고 있었다.
일부러 열쇠를 떨어드려 줍는 척하며 치마 속 팬티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런 식으로 나는 그를 벤치까지 유도했다.
그가 벤치에 앉았다.
나도 그의 옆에 앉았다.
그에게서 진한 술 냄새가 났다.
40대로 보이는 아저씨,
이 시간까지 어디서 술을 마신 걸까?
집으로 가는 그의 여정이 무척이나 힘들어 보였다.
내가 옆에 앉아있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그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마치 이곳이 제 집 소파인 양 앉아있었다.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어 보았다.
아무런 반응이 없다.
그의 사타구니에 손을 얹어 보았다.
아무런 반응이 없다.
그의 그것을 손으로 움켜쥐어 보았다.
꿈쩍도 하지 않는다.
그의 그것은 완전히 죽어 있었다.
그런 그가 갑자기 게슴츠레한 눈으로 내게 “아가씬 누구세요?”라고 물었다.
나는 “오빠! 우리 데이트해요.”라고 말했다.
그의 눈을 향해 윙크까지하면서 “저 예뻐요?”라고 물었다.
“음…예뻐요. 그런데 아가씬 누구세요?”
그는 연신 나의 정체를 물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가씨라…
비록 술취한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일지라도 시디에겐 참으로 듣기 좋은 말이다.
그가 다시 고개를 떨구었다.
그가 술이 덜 취한 상태라면 벌써 나를 끌어안고 내 몸 이곳저곳을 더듬으며 치마 안으로 손이 들어왔을 텐데 참으로 안타까웠다.
하는 수 없다.
내가 하는 수밖에.
주위를 둘러보았다.
우리 말고는 공원에 아무도 없었다.
시간은 새벽 2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그의 손을 끌어와 내 허벅지 위에 올려놓았다.
그의 손으로 내 허벅지를 더듬게 했다.
기분은 말할 수 없이 좋았다.
다시 그의 손을 끌어와 치마 안으로 밀어넣었다.
그의 손으로 내 그것을 움켜쥐게 했다.
내 그것이 서서히 부풀기 시작했다.
팬티스타킹을 내리고 팬티 안으로 그의 손을 끌어와 내 그것을 어루만지게 했다.
“음…아…”
치마 안이 미칠듯 황홀했다.
사정하고 싶지만 참았다.
이제 이 위험한 놀이를 그만두어야 할 시간이다.
팬티와 스타킹을 올리고 그에게 말했다.
“아저씨 일어나요. 여기서 자면 얼어 죽어요.”
하지만 그는 필름이 완전히 끊긴 상태.
이대로 두면 얼어 죽을 것이다.
경찰에 전화했다.
그를 벤치에 길게 눕히고 나무 뒤에 숨어 상황을 지켜보았다.
잠시 후 경찰차가 도착했다.
경찰 두 명이 벤치 쪽으로 가 그를 흔들어 깨웠다.
그는 여전히 반응이 없었다.
안되겠는 지 경찰 두 명이 힘겹게 그를 어깨동무해 경찰차로 데려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집으로 돌아온 시간은 새벽 3시였다.

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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