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디

[여장일기 15] 외톨이가 시디될 확률이 높다.

나는 지금 인형 놀이를 하고 있다.
나는 지금 인형 놀이를 하고 있다.
나에게는 로리타 인형을 수집하고 수집한 인형들과 함께 노는 취미가 있다.
그런데 나는 여자 아닌 남자다.
여장하는 취미가 있는 남자다.
쉬는 날엔 이렇게 로리타 드레스를 입고 하루를 보낸다.
지금 나는 인형이 입은 옷보다 더 화려하고 더 예쁜 드레스를 입고,
마치 내가 인형인 양 행동하고 있다.
그리고 나의 친구들,
수집한 인형들을 모두 꺼내 놓고 함께 생일파티를 하고 있다.
사실, 오늘은 내 생일이다.
오늘이 내 생일인 걸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는 외톨이다.
외톨이가 시디가 될 확률이 높다고 하는데 내가 딱 그렇다.
상관없다.
이렇게 사는 것도 나름 재미있는 삶이다.
거실 한 가운데에 케익과 촛불을 켜놓고 모든 인형들을 둘러 앉게 한 후 함께 생일 노래를 부른다.
만일 내가 여자라면 이런 모습이 그리 이상해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남자.
남자가 화장하고 여자 드레스를 입고, 인형들과 함께 노는 모습이라니…
내가 생각해도 유치하기 짝이 없는 행동이지만 나는 행복하다.
시디라서 행복하다.

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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