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디 소설 18] 내가 생각하는 크로스드레서(crossdresser)의 정의

조금 거창하지만 이렇다.
크로스드레서(crossdresser)는 취미로 이성의 옷을 입고 이를 즐기는 사람을 말한다.
하지만 크로스드레서의 대부분은 남자가 여자 옷을 입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들은 여성의 모습을 동경하며 흠모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여성의 예쁘게 꾸민 모습을 동경한다.
그들은 여성의 옷 입는 과정과 행동을 관찰하고 기억해 두었다가 숨어서 따라 한다.
여자처럼 옷을 입고, 화장하고 여성의 모습이 된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며 행복해 한다.
그러므로 집에 커다란 거울이 필요한 사람들이다.
사회로부터 환영받지 못하는 취미이므로 음지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이유로 자신의 성향을 잘 드러내지 않으며 깊숙이 숨기려 한다.
지극히 개인적이며 잘 드러내지 않는 취미이므로 세상에 해를 끼치는 일은 거의 없다.
트렌스젠더처럼 성전환 수술도 생각해 보지만 실행에 옮기는 경우는 드물다.
게이나 레즈비언 같은 적극적 동성애자는 아니지만, 사람에 따라 비슷한 행동을 한다.
시디와 시디가 만나 사랑을 나누기도 하는데 이를 시디레즈라 한다.
내게도 약간의 시디레즈 성향이 있는 것 같다.
트렌스젠더의 전 단계가 크로스드레서일 수 있다.
젠더든 시디든 처음엔 다 여자 속옷으로 시작한다.
내 첫 여장도 여동생의 팬티를 몰래 입어봄으로써 시작되었다.
다음카페에 관련 동호회가 많다.
중복 회원이 많으므로 그들 총합의 숫자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대략 3만 명 정도로 추산한다.
그들을 일컫는 이름, 크로스드레서를 줄여 시디라 부른다.
시디란 이름, 정말 예쁘지 않은가?
나는 이런 성향의 내가 시디라 불리는 것에 만족한다.
내가 게이나 트랜스젠더로 불리지 않고 시디라 불리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게이나 트래스젠더에 비해 시디가 사회적 반감이 덜하기 때문이다.
그럴 이유가 전혀 없는데 말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여장남자, 그들이 바로 시디다.
뉴스에 나오는 여장남자 대부분이 시디 즉, 크로스드레서다.
초보 시디의 경우 내적 갈등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염려해 이 취미를 끊으려 한다.
애써 모은 여장 용품을 모두 내다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나도 그랬다.
지금까지 내다 버린 옷을 모두 합하면 방으로 한가득 일 것이다.
금액으로 따지자면 수백만 원어치다.
하지만 이 병은 재발의 우려가 매우 크다.
다시 여자 옷과 화장품을 사들인다.
이런 식으로 여장이 재개되면 그 농도는 더욱 짙어진다.
도무지 바뀌지 않는 성향에 백기를 들고 자신의 성향을 인정하는 단계에 이른다.
“나는 여자로 태어났어야 했어. 여자로 살고 싶어!” 라고 주장한다.
나도 그랬다.
지금도 여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모든 취미가 그렇듯 이 취미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진화하고 발전한다.
시작은 팬티나 브래지어 같은 여성용 속옷으로부터, 그리고 일상복으로 진화해 외출에까지 이른다.
더 나아가 동성의 남자를 만나 여자 역할을 함으로써 여장 그 이상의 세계로 진출한다.
나는? 아직이다.
그러나 한 번쯤은 경험해 보고 싶다.
내 경험상 여장과 성욕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대게 성욕이 먼저 발현하고 여장이 이를 뒤따른다.
나의 경우 자위가 하고 싶으면 여장을, 여장의 마무리는 늘 자위로 마감한다.
따라서 성욕이 사라지면 여장 욕구도 사라진다.
그러므로 언젠가 당신의 성욕이 사라질 때 크로스드레서로부터 해방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성욕이 사라지지 않는 한 여장 욕구도 계속된다.
여장은 아름다운 것이다.
자기를 꾸미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기를 꾸미는 것은 인간을 비롯한 모든 동물의 본성이다.
그것은 남녀를 떠나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나는 여장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
여장은 내 일상의 활력소이며 비타민이다.
따라서 나는 내게 주어진 이 소중한 취미를 버릴 생각이 아직 없다.
행복은 죽음 너머에 있지 않다.
여장한 당신에게서 행복감을 느낀다면 아무런 생각 말고 오직 그것에 충실하면 된다.
타인이 어떠한 이유로 그의 삶을 제약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을 짓밟는 일이다.
엄격한 사회의 시선으로 그들을 제재한들 타고난 성향은 바뀌지 않는다.
그러므로 크로스드레서 취미는 모른 척 지나칠 일이다.

크로스드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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