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코로나로 인해 아내와 나는 집에만 있었다.
내 속을 알 리 없는 이들은
“신혼이라 좋았겠네!” 라고 말하겠지만…
내겐 견딜 수 없는 시간이었다.
아내와 늘 함께 있으니 도무지 여장할 시간이 나지 않았다.
반면 여장을 못 하게 되니 여장 욕구는 더욱 커졌다.
여장이 미치도록 그리웠다.
아내가 집을 비우는 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리고 마침내 오늘, 그 기회가 찾아왔다.
아내가 외출한 것이다.
비록 브래지어와 팬티만 입은 상태일지라도 지금의 나는 너무나 행복하다.
실로 오랜만에 착용해 보는 브래지어가 가슴을 감싸 주는 느낌은 그야말로 황홀 그 자체다.
누군가 뒤에서 나를 꼭 안아 주는 이 느낌은 언제라도 나를 행복의 도가니로 빠뜨린다.
나 지금, 실로 오랜만에 여장을 즐기고 있다.
브래지어와 팬티 차림 그대로 침대에 누웠다.
집에 있는 가장 부드러운 이불을 꺼내 덮었다.
지금 이대로, 브래지어와 팬티만 입은 채로 잠들고 싶었다.
하지만 아내가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상황.
마음 편하게 잠만 잘 수는 없었다.
아내가 먼 곳에 간 게 아니기 때문이다.
현주 엄마가 불러냈으니 아마 근처 커피숍에 갔을 것이다.
만약 지금 아내가 들이닥친다고 가정해 보자.
브래지어와 팬티만 입은 채 잠을 자고 있는 남편이라니…
내겐 너무도 아름다운 모습이지만, 아내 눈엔 경악 그 자체일 것이다.
이런 끔찍한 사태가 벌어지는 걸 나는 원치 않는다.
아내가 외출한 지 벌써 30분이 지났다.
여장할 때의 시간은 참으로 빨리 흐른다.
아내가 없는 이 짧은 시간에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여장을 즐기기로 했다.
그러기 위해 좀 더 서룰러야 했다.
이제 어떤 옷을 입을까?
그래! 그 옷을 입자.
비밀 서랍에서 스쿨룩을 꺼내 입었다.
스쿨룩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여장 아이템이다.
그래서 내 닉네임도 스쿨룩시디라 지었다.
스쿨룩이라 해서 실제 여고생들이 입는 정숙한 교복을 생각하면 안 된다.
교복 디자인이긴 하지만 치마 길이가 무척 짧고 블라우스 역시 배꼽이 드러날 정도로 짧다.
몹시 섹시하다는 뜻이다.
더구나 블라우스는 은은히 비치는 소재여서 안에 입은 속옷이 다 보인다.
그렇게 예쁘고 섹시한 스쿨룩을 입고 나는 지금 거울 앞에 서 있다.
“아이! 예뻐라.”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깜찍하기 그지없는 여고생 하나가 거울 안에 서 있었다.
이미 결혼한 나지만, 지금의 나는 여고생으로 보아도 무방할 정도로 귀여운 모습이다.
실제 교복을 입혀 놓아도 나는 아마 여고생처럼 보일 것이다.
나,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여장하면 정말 예쁘다.
그러니까 내가 여장에 빠졌지.
여장도 귀엽고 예쁘니까 하는 거다.
내가 스쿨룩을 입고 하는 행동이 있다.
실제 여고생인 것처럼 서재를 교실 삼아 공부를 한다.
책도 읽고 그림도 그린다.
지금 이 글도 여고생의 모습으로 쓴 글이다.
거울 앞에서 여고생의 몸짓을 흉내 내며 온갖 귀여운 포즈를 취한다.
엉덩이를 뒤로 쭉 내민다든가 두 손가락을 양 볼에 가져가 예쁘게 웃는 모습,
입을 뾰로통하게 하고 삐진 모습 등 말이다.
이 글을 읽는 사람 모두가 경악할 모습이지만,
나는 그런 내 모습이 너무나 깜찍하고 예뻐서 거울 앞을 떠날 수가 없다.
아내는 언제 돌아올까?
시간이 정말 빠른 속도로 흘러갔다.
인제 그만 여장을 접고 내 몸을 정상으로 돌려놓아야 한다.
하지만 아쉽다.
너무나 아쉽다.
교복 입은 모습 그대로 침대에 누웠다.
아! 시간이 이대로 멈춰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오늘 아침,
집에 놀러 온 처형과 아내가 나누었던 대화가 생각난다.
마침 티비에서는 여장남자 뉴스가 나왔고,
그 즉시 그를 향해 변태 새끼라고 외치던 아내와 처형의 모습이 떠올랐다.
변태도 아닌 ‘변태 새끼’ 였다.
그때 나는 다짐했었다.
이제 이 짓을 그만둘 때가 되었다고…
이제는 정말 여장 취미를 접어야 한다고…
만약 아내가 집을 비우고 내게 여장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더 하고 모든 여자 옷을 내다 버리기로 다짐했었다.
바로 지금이 그 기회인데 나는 그렇게 못하고 있다.
스쿨룩을 입은 내 모습이 너무도 예뻐서, 너무도 귀여워서,
이 옷을 도저히 내다버릴 수가 없다.
무엇보다 여자 옷을 입고 있는 내가 너무나 행복하다.
설령 지금 당장 아내가 들이닥쳐 내 여장한 모습을 고스란히 보게 된다 할지라도
나는 여장을 멈출 수 없을 것 같다.
그래! 몇 번만 더 입자.
입었던 옷들을 차곡차곡 개어 다시 비밀보관함에 넣고 있는 나.
입가엔 씁쓸한 미소가 지어졌지만 나는 행복했다.
잠깐의 여장이었지만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다.
여장 남편을 둔 아내분들…
대단히 죄송합니다.
아내가 외출했을 때 여장남편들은 이렇게 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