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디

[시디소설 25] 일반 여성이 입었던 속옷입니다.

내 성향은 시디다.
나는 거의 매일 시디 카페에 들어간다.
대한민국 거의 모든 시디 카페에 가입되어 있다.
그중 가장 많이 이용하는 카페는 다음의 [시디러브사랑]이다.
회원 수가 가장 많고 가장 활동적이다.
정말 다양한 성 취향자들이 그곳에 모여있다.
오늘 그곳 장터에 “레이스 끈나시 팔아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나는 이런 글만 보면 눈에 자석이 달린 듯 끌린다.
판매자가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려는 의도로 “일반 여성이 입었던 속옷들입니다.”라고 써 놓았다.
아마 그렇게 해서 많이 팔았던 모양이다.
끈나시 말고도 크롭탑 등 여러 종류의 속옷이 있었다.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레이스 형태의 하얀색 끈나시였다.
레이스가 정교하고 디자인이 예뻐서 당장 입어보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나는 레이스로 된 속옷을 참 좋아한다.
그래서 갖고 있는 여성용 속옷 대부분이 레이스다.
입고 있을 때의 내 모습을 상상하니 정말 예쁠 것 같았다.
가격도 저렴해 한 개에 5천 원이었다.
살까?
판매자는 일반 여자가 입었던 속옷이라는 걸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 글을 일반인들도 많이 본 모양이었다.
이런 댓글이 달려 있었다.
“관리자는 뭐 해? 이런 미친 놈들 단속 안 하고!”
맞는 말이다.
정상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말이다.
그러나 나는…
어떤 여자가 입었던 옷일까?
여자친구? 여동생?
일반 여자가 입었던 옷이라니 더욱 끌렸다.
그에게 쪽지를 보냈다.
답장이 왔다.
아직 안 팔렸다고 한다.
나는 결국, 그가 올린 모든 옷을 구매했다.
내일 그 옷이 온다.
일반 여성이 입었던 속옷이라니 세탁하지 않고 그냥 입어볼 생각이다.
그곳에 남아있을 어떤 여성의 향기를 맡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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