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드레서 소설 4] 나는 시디 성향을, 형은 게이 성향을

어릴 적 우리 집에 사촌 형이 잠깐 머문 적이 있다.
사촌 형은 나와 같은 방을 썼다.
당시 나는 중학생, 형은 고등학생이었다.
형이 어느 날 플레이보이지와 비슷한 잡지를 가져와 내게 보여주었다.
그곳에 남자와 남자가 키스하는 장면이 나왔다.
형은 그런 사람들을 게이라 부른다며 내게 알려주었다.
당시의 나로서는 처음 듣는 용어였다.
성기의 크기가 5㎝가 안 되는 사람을 게이라고 부른다며 내게 알려주었다.
순진하게도 나는 그 말을 믿었다.
지금 생각하면 당시 형에게는 약간의 게이 기질이 있었던 것 같다.
어느 날.
밤늦게 들어온 형이 이불 속에서 내 팬티 안에 손을 넣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는 그것이 싫지 않았다.
조금 이상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그냥 자는 척 했다.
그날 이후로 형의 손은 점점 더 노골적으로 다가왔다.
이불 속에서 아예 내 팬티를 벗겨 내 그것을 만지작거렸다.
그때마다 나는 잠에 취한 척했다.
몸을 뒤척이면 형이 무안해할 것 같기도 하고 형의 행동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도 궁금했다.
무엇보다 당시의 내 기분이 썩 나쁘지 않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오히려 형의 부드러운 손길에서 묘한 쾌감을 느끼게 된 것이 그 이유였다.
형이 밤늦게 들어오는 날이면 으레 야릇한 기대감에 싸여 잠자리에 들었으며 어느덧 형의 손길을 기다리는 처지가 되었다.
한 번은 형의 손놀림에 내 그것이 불쑥 커져 등을 돌려 잔 적이 있는데 형은 내 그것 대신 돌아누운 내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잠시 후 형의 묵직한 물건이 내 그곳에 닿음과 동시에 조용히 나를 끌어 안았다.
그때 느꼈던 살과 살이 부딪쳤던 감정은…
모르겠다.
꽤나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그때 내가 느꼈던 또 하나의 감정은…
내가 여자가 된 느낌이었다.
그 후로 종종 나는 형의 손에 의해 팬티가 벗겨진 채 아침을 맞이하곤 했다.
군 제대 후 혼자 자취할 때였다.
그날은 저녁 일찍 잠자리에 들었고 깨어 보니 새벽 2시였다.
담배나 한 대 피울 생각으로 옥상에 올라갔는데 맞은편 옥상 빨랫줄에 여자 속옷이 걸려있는 게 보였다.
나는 그곳으로 가 여자 속옷을 모두 걷어 집으로 왔다.
실크 재질의 분홍색 슬립이 얼마나 예뻐보였는지 모른다.
그날 태어나 처음으로 여자 속옷을 입어보았다.
그날 이후 나는 크로스드레서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여자 속옷을 입은 채로 잠을 잔다.
집에서는 아예 여자로 산다.
지금은 캐나다에 있는 사촌 형.
여자 옷을 입고 잠자리에 들 때면 그때의 형이 생각난다.
형의 손이 그리워진다.

크로스드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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