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드레서 소설 7] 여동생의 치마로 시작한 크로스드레싱

당시 내 나이 스무 살.
나는 군인이었다.
단기사병이었으므로 매일 집에서 출퇴근했으며 일요일에는 집에서 쉴 수가 있었다.
어느 일요일 오후.
외출을 위해 옷걸이에 걸려 있던 옷을 들치는 순간, 초록색 치마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얼마 전 기숙사에 들어간 여동생의 것이었다.
그때 처음으로 내 안의 크로스드레서 성향이 발현되었다.
입어보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순간,
이런 내 모습이 변태 같다는 생각과 함께 동생한테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내 손은 이미 바지를 벗기고 치마를 입히고 있었다.
치마 길이가 무릎까지 올라오는 짧은 미니스커트였다.
형태는 주름치마이며 치마 끝은 하얀색 레이스로 장식되어 있었다.
한 마디로 무척 여성스러운 치마였다.
지금도 내가 주름치마를 유난히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이날의 경험 때문일 것이다.
나는 지금도 여러 종류의 주름치마를 소유하고 있는데, 입을 때마다 당시 여동생의 그 치마가 떠오른다.
처음 치마를 입었을 때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야릇한 감정에 빠져들었다.
내 마음이 마치 바람에, 구름에 두둥실 떠다니는 느낌이었다.
집에 아무도 없는데도 혹시 누군가에게 들킬까 싶어 얼마나 마음 졸였는지 모른다.
치마의 레이스 부분이 허벅지에 닿을 때의 느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짜릿했다.
치마를 입은 채로 허리를 힘껏 돌렸다.
원심력에 의해 치마는 우산처럼 넓게 펴졌다.
세게 돌릴수록 그것은 더욱 넓게, 우아하게 퍼지며 마치 발레리나의 의상을 연상케 했다.
그 모습이 너무도 예뻐 몇 번이나 반복했다.
치마를 입고 여자의 걸음걸이를 흉내 내어 사뿐사뿐 거실 이곳저곳을 걸어다녔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었던 감정.
태어나 처음으로 느껴보는 이 묘한 감정 속으로 나는 빠져들어 갔다.
어느덧 친구와의 약속 시간이 다 되어 이 짓을 멈춰야 했지만, 도무지 멈춰지지가 않았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를 외치며 거울 앞을 떠날 수가 없었다.
약속 시간이 다 되어 치마를 어쩔 수 없이 벗는데, 신기한 것은 누가 가르쳐 준 것도 아닌데 마치 내가 여자가 된 것처럼 다소곳하게 치마를 벗고 있는 것이었다.
이미 치마를 여러 번 입어 본 사람처럼 조신하게 행동하고 있었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었다.
친구와의 만남이 재미있을 리 없었다.
생각이 온통 집에 두고 온 치마로만 향했다.
친구와의 만남을 서둘러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태어나 처음으로 란제리 가게에 들러 여성용 팬티와 브래지어를 구매한다.
화려한 꽃무늬가 수놓인 하얀색 브래지어와 팬티 세트였다.
집으로 돌아온 나.
생애 처음으로 여성용 팬티를 입어 본 순간 내 심장은 터질 듯 뛰었다.
작은 천 쪼가리 하나에 불과한 그것이 사람을 미치게 만들었다.
팬티를 입고, 치마를 입고 다시 허리를 돌리며 치마를 넓게 퍼지게 했다.
우아하게 퍼지는 치마, 그 아래로 수줍게 드러나는 하얀색 꽃무늬 팬티가 너무나도 예뻤다.
이게 변태 짓인 것 같고 남자로서는 해서는 안 될 부끄러운 행동이었지만 나는 그 행위를 멈출 수가 없었다.
거울 앞에서 치마를 올리고 내리고를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모른다.
그렇게 내 크로스드레싱은 시작되었다.
당시 옷걸이에 여동생의 치마가 걸려 있지 않았더라면 나는 지금 정상인으로 살고 있었을까?
아닐 것이다.
이미 타고난 크로스드레서 성향은 언젠가는 발현되었을 것이다.

크로스드레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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