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디

[시디소설 173] 시디는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그 사람을 만난 건
지난해 마지막 날 12월 31일이었다.
집안의 여러 일로 괴로워하고 있던 나는
그 사람과의 우연한 전화통화를 한 후 다음날 만남 약속을 했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항상 이런 의문이 든다.
그 사람과 나와의 관계는 뭐지?
애인?
그냥 흔한 시디와 러버 사이?
잘 모르겠다.
그냥 답답할 뿐이다.
전화를 해도 딱히 할 말이 없어
요사이는 일찍 끝내거나
아니면 그저 일상적인 내용을 가지고 대화를 나누고 있는 현실을
그 사람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그가 그랬다.
‘서로 노력하자고.’
나의 많은 부분을 모르고 있을 그를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하지만 나는 그를 만나면 만날수록…
‘오늘은 내가 먼저 전화해야지.’ 라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지금 그가 너무나 보고 싶다.
저는 제 성향이 시디라고 생각하는데요.
요즘엔 이렇게 자꾸 남자가 끌려요.
시디는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게이라 불리우는 건 싫은데…
점점 남자가 끌리는 저를 어찌해야할 지 모르겠어요.

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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