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처음엔 펫티쉬로 시작했다.
펫티쉬가 뭔지도 모를 때…
그저 보통 때와 같이 인터넷을 뒤적거리고 있었는데…
어느 사이트였던가…
한 장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미시로 보이는 한 여성이 밝은 날 등나무 벤치에 야릇하게 앉아 있는
앉은 것도, 누운 것도 아닌 그런 사진이었는데,
내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그리 예쁘지도, 어리지도 않은,
과감한 노출도 없었던 그 사진이 도대체 왜?
그저 10분 정도 멍하니 나는 그 사진만 바라보고 있었다.
(내게 그토록 감회를 준 사진이라면 그때 저장해 놓을 걸.
나중에 아무리 인터넷을 뒤져도 그 사진을 다시 찾을 수는 없었다.)
내가 당시 흥분했던 이유는 이랬다.
하이힐을 신은 발.
여자의 벗은 발 모습.
밝은 햇빛에 반사되어 느껴지는 스타킹의 감촉.
오묘한 다리 라인
그때까지 단 한 번도 여자 다리에 흥분한 적이 없었는데…
너무 얇지도, 두껍지도 않은 유연한 다리 곡선.
무엇보다 충격적이었던 건
미니스커트 밑으로 살짝 삐져나온 팬티스타킹의 밴드 부분이라고 해야 하나?
그리고 보일락말락 했던 가운데 부분.
그때부터 펫티쉬에 심취하여
유명한 모 사이트의 죽돌이가 되어 푹 빠져 살았다.
그런데 내가 그렇게 되어버리자…
여친(현재 아내)이 불쌍해져 버렸다.
복장에 대해 내가 자꾸 이것저것 요구하게 되고…
여친도 처음에는 나의 이런 요구를 귀엽게(?) 생각해서 심하지 않은 건 받아주곤 했는데…
가지 수도 점점 늘고 맨날 그런 얘기만 하니까 이젠 말을 잘못 꺼내면 화를 내기도 했다.
내 강요로 펌프스(하이힐)도 몇 개 샀지만 거의 신지 않는다. (발 아프다고)
그래서 가만 생각해보니…
괜한 내 욕심 때문에 여친을 힘들게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여친에게 부담도 줄이는 한편 나는 나대로 즐겨야 하니…
그렇게 여장을 시작한 게 아닌가 싶다.
시작은 그러했지만, 시작하는 순간부터 나는 급 흥분이 되었다.
4년 전 처음 팬티스타킹을 신어보았는데…
(어릴 적 경험 빼고 나이 들어서는 처음)
그땐 결혼 전이라 집에 혼자 남겨진 어느 날,
호기심이 발동하여 엄마의 스타킹에 손을 대고 말았다.
남자 다리라 결코 예쁜 다리는 아니었지만,
연신 거울을 쳐다보며 만족해하던, 그런 적이 있었다.
(벗고 나니 신고 있을 때의 요염한 다리 모양이 아니어서 잠시 당황했지만 말이다.)
그리하여 여장의 기본인 스타킹에 입문하게 되었다.
그 후 얼마 안 있어 직장 때문에 부산으로 내려갔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때 풀업을 즐겼어야 했는데,
이때는 아직 본격적으로 불이 붙기 전이라…
가끔 퇴근할 때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스타킹을 사 오곤 했다.
뭐 여친의 심부름이라고 둘러댈 수도 있었으니까 그냥 당당하게 사 왔다.
속으로는 매우 두근거렸지만 말이다.
당시 여친이 2주에 한 번 정도 부산에 내려왔기에 스타킹을 오래 가지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싼 걸로 사다가 며칠 즐긴 후 버리곤 했었다.
그렇게 나는 여장에 있어 완전범죄를 자행했다.
여친에게 걸리면 죽음이어서 그리고 처음엔 감촉 때문에 스타킹에만 집착했다.
팬티스타킹 같은 경우 빠짝 올려 신고 허벅지를 비비면 묘한 쾌감이 인다.
그 쾌감 때문에 손을 안 대고도 자위를 한 적이 있는데 하고 보니 사타구니 근처 살이 마찰 때문에 까져있더라는…(그 후로 그런 짓은 안 한다)
이후 내 행동은 점점 과감해지고 여친의 화장품에까지 손을 대기 시작했다.
여친이 매번 가지고 다니기 귀찮아서 부산에 놓고 간 화장품이 몇 개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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