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장소설 103] 여장남자는 계단을 좋아해.

여장남자인 나.
여장만 하면 이런 변태 짓이 하고 싶다.
사람들에게 내 여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어제 지하철역에서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은 아가씨가 계단 오르는 것을 보았다.
젊은 아가씨였는데 체크무늬 미니스커트와 긴 생머리가 너무나 잘 어울렸다.
그 뒷모습을 그냥 보내기 아까워 한참을 따라갔다.
그리고 내 안의 여장 욕구가 발동했다.
주말이면 나는 여장 외출을 즐긴다.
여장하고 오늘은 뭐하고 놀까를 늘 고민하는데…
이번 주엔 그녀처럼 해 보고 싶었다.
나도 그녀처럼 살구색 스타킹에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사람 많은 곳에서 계단을 올라보고 싶었다.
마스크 덕분에 지금 내가 여장남자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집 근처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이곳은 환승역이라 늘 사람들로 붐빈다.
승객을 가득 실은 열차가 승강장에 도착했다.
열차에서 우르르 내린 사람들이 에스컬레이터에 몸을 실었다.
사람들은 모두 한결같이 스마트폰을 보며 가고 있었다.
그들 옆, 그러니까 에스컬레이터 옆에 있는 계단으로 나는 천천히 올라갔다.
짧은 치마이기에 정신 멀쩡한 여자라면 계단으로 올라가서는 안 되는 거였다.
하지만 나는 지금 여장으로 매우 흥분한 상태.
내 치마 입은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때 마침,
내 뒤로 아저씨 한 명이 따라붙었다.
보통의 여자라면 가방이나 핸드백으로 치마 뒷부분을 가려야 하겠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보란 듯 엉덩이를 실룩이며 계단을 올라갔다.
중년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그런 상황을 그냥 둘리 없었다.
아저씨가 내 엉덩이에 강렬히 시선을 고정하자 내 흥분은 극에 달했다.
아저씨가 내 치마 속 팬티를 보고있을 거란 생각에 온 몸으로 짜릿한 전율이 느껴졌다.
“아! 좋아.”
그런 모습으로 에스컬레이터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이런 짓을 세 번쯤 더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런 나, 변태 같지 않은가?
모르겠다.
내가 왜 이런 변태 짓을 하는지.
여장만 하면 이렇게 내 치마 입은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특히 치마입은 뒷 모습을.
그래서 내 여장놀이엔 항상 미니스커트와 계단이 빠지지 않는다.
계단을 오르내리며 치마 속 팬티를 뒤에 오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그때 나는 강력한 쾌감을 얻는다.

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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