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장소설 133] 어느 트랜스젠더의 행복한 커밍아웃

가족에게 커밍아웃한 지 3년이 지났다.
그때는 울고불고 정신과에 가느니 마느니 난리였었는데…
공개한 여자 옷과 화장품을 보며 모두 다 기겁하고 내다 버렸었는데…
두 누나의 설득으로,
내 성향은 어느 정도 인정해 준 상태다.
이제는 누나들의 배려 속에
속옷이나 스타킹 치마 등을 선물로 받기도 하고 안 신는 힐도 얻어 신게 되었다.
이것 말고는 아무런 문제도 일으키지 않으니
이제는 엄마도 포기한 듯싶다.
하지만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여자가 되고 싶어 하는 데 어느 부모가 좋아하겠는가.
내 방 옷장 서랍에 가득 들어있는 여성용 팬티와 브래지어, 팬티스타킹과 잘 때 입는 각종 슬립들…
그리고 별도의 옷장에 걸려있는 블라우스와 치마들,
그것들이 내 방, 내 옷장에 걸려있는 걸 보면 참으로 신기하다.
또한, 작지만 엄연한 화장대.
그 위에 놓여 있는 각종 색조화장품과 립스틱, 매니큐어들.
그리고 화장대 서랍에는 여러 종류의 헤어밴드며 머리핀, 반지와 목걸이…
그것들을 바라볼 때면 너무나 행복하다.
그리고 가족에게 감사한 마음이 든다.
마음 좋은 큰누나는 오늘,
잘 때 입어보라며 너무도 예쁜 슬립을 내 속옷 서랍에 넣어주었다.
천사 같은 마음씨를 지녔다.
늦은 밤.
토익 공부를 마치고 누나가 준 슬립을 입어본다.
자야 할 시간인데 잠이 오지 않는다.
밤늦게 거울을 보며 누나가 사 준 마스카라를 해 본다.
내 얼굴이 참으로 예쁘다.
내가 트랜스젠더라서 너무나 행복하다.

트랜스젠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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