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디

[여장소설 157] 시디의 화장품 이야기

요즘의 메이크업 트랜드라면 단연 스모키와 핑크빛 입술이다.
스모키의 유행에 맞춰 여러 종류의 아이라이너, 심지어 색깔 있는 라이너들이 많이 나오고 있으며 이전에 잘 나가지 않던 블랙/브라운 계통의 섀도우들도 잘 나가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이혜영과 김남주가 주도한 핑크빛 입술 덕에 딸기우유 빛깔부터 핫핑크까지 핑크빛 립스틱들이 거의 품절되다시피 할 만큼 잘 팔린다.
맥의 핑크누보는 이미 작년 초부터 베스트셀러였고, 슈에무라의 PK369(이혜영 입술)는 그 지나친 화사함 때문에 사람들이 꺼려하는 것 같으면서도 ‘내조의 여왕’ 전부터 이미 품절되는 일이 있었다.
그리고 그 와중에 꾸준히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제품들이 있으니 바로 펄류.
빛의 마술을 이끌어 내 성형효과까지 불러줄 수 있다는 펄이 들어간 제품들은 예나 지금이나 잘 팔린다.
펄파우더, 펄섀도우, 펄립스틱/글로스, 펄펄펄…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요새 메이크업 트랜드에 대한 클랜징 이야기다.
특히 나와 같은 기혼 시디들은 각별히 신경 써야 하는…
(그래서 나는 잠깐씩 하는 업이면 아예 펄을 쓰지 않는다.)
어렸을 때 엄마 화장품에 손댈 때만 해도 화장품 성능이 그다지 좋지 않아서인지 그냥 휴지로 몇 번 닦고 화장실에서 비누세수 한 번 하면 끝이었는데, 요즘은 워터프루프니 뭐니 해서 웬만해서는 지워지지 않는 녀석들이 많다.
특히 스모키의 경우 점막까지 세세하게 라인을 그려주기 때문에 클렌징도 세심하게 해주지 않으면 낭패를 본다.
내가 실험한 바에 의하면 워터프루프 라이너는 비누로 문지르고 손톱으로 긁어도 자국이 남는다.
입술도 주름이 많기 때문에 휴지만으로는 완전히 지워지지 않는다.
이를 위해 화장품가게에 가면 ‘립앤아이리무버(Lip & Eye remover)’가 있다.
이름 그대로 눈과 입 전용 리무버인데 엄청 잘 지워진다.
화장솜에 조금 짜서 눈에 덮은 후 3초 정도 있다가 한 번에 싹 당기면 원래의 멍~한 눈이 돌아온다.
당연히 눈에 조금 들어가도 크게 상관은 없다.
물론 닦아낸 후에는 물로 한 번 씻어줘야 한다.
점막라인이나 눈 안쪽등은 따로 신경써서 한번 더 닦아주면 말끔히 지워진다.
하지만 극강 파워의 복병은 워터프루프가 아닌 펄이다.
펄은 아무리 열심히 클렌징을 해도 빛에 비춰서 자세히 보면 분명 얼굴에 남게 된다.
이놈을 해결하는 방법을 우연히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하면서 알게 되었다.
자취하면서 처음으로 크리스마스트리를 사와서 장식하는데 요즘 장식들이 다 중국산이고 엉성하게 만든 것들이라서 장식을 끝내고 보면 바닥에 반짝이 펄이 자욱하게 떨어져 있다.
그걸 쓸어 담자니 빗자루에 묻을 뿐이고, 걸레질을 하자니 걸레를 빨아도 안가시고, 진공청소기로 밀자니 바닥에 붙어서 기도비닉을 유지하고 있는 반짝이들은 하나도 안 빨리고…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보니 박스 테이프가 눈에 들어왔다.
박스 테이프를 반대방향으로 둥글게 말아서 찍찍이가 바깥쪽으로 오게 한 후 반짝이를 찍어대니 완전 100% 해결!
하여…섀도우 펄이 남아있는 얼굴에도 적용을 해 보았다.
처음엔 박스 테이프로 했는데 접착력이 너무 좋아 피부가 떨어져 나갈 듯 하여…반창고를 쓸까 했는데 마침 요즘 반창고 대용으로도 많이 쓰이는 3M 갈색 얇은 종이테이프가 있어서 이놈으로 해보니 효과가 좋았다.
다만 피부를 위해 테이프를 덕지덕지 마구 찍어대면 안되고, 밝은 곳에서 거울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펄이 보이는 위치에 정확히 조준 사격을 해 주는 게 좋다.
부록으로, 시디분들이 잘 모르실 아이템 몇 개 소개해 본다. (그러나 사실 나도 써 본적이 없는…)
-먼저 많이들 아실만한 립틴트: 입술 안쪽에 살짝 묻혀주면 혈기가 도는 아이템..
-립플럽퍼: 순간적으로 입술의 주름을 펴서 도톰하고 통통하게 보이게 하는 아이템…약간 따갑다고 함.
-여러 가지 라이너들 : 아이라이너는 보통 리퀴드, 펜슬이 대표적이지만, 젤 형태로 나와서 브러쉬로 바르는 젤 라이너, 붓펜 형태로 나오는 라이너, 컬러풀한 라이너(슈에무라 페인팅 라이너) 들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붓펜이 편함..
-아이래쉬 컬: 이게 눈썹 올리는 거라는 건 다들 알 것이다.
이 별거 아닌 아이템에도 격이 있으니 업계에서는 시섀이도와 슈에무라 제품이 가장 좋다는 평가다.
하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다.
이와 함께 의외로 선전하는 KAI에서 만든 저가형 제품도 좋은 평을 얻고 있다.
-블러셔: 이거 별거 아닌 것 같은데 시디들에게는 거의 필수다.
그만큼 인상의 차이가 많이 난다.
보통 오렌지/핑크가 있고 쓰는 법은 씨익~하고 웃었을 때 두드러져 나오는 광대뼈를 중심으로 살살 묻혀주면 된다.
부록2
메이크업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한동안 김연아 라이너의 정체가 이슈였다.
도대체 어떤 라이너이기에 우승하고 눈물을 줄줄 흘려도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는지…
처음엔 막 인기를 얻고있던 바비브라운의 젤라이너가 아닌가 했지만, 이놈은 너무 잘 번지고 그 외 여러 아이템이 후보에 올랐지만 테스트 결과 성능에 못 미쳤다.
그 와중에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소식통에 의하면 김연아에게 메이크업을 지도했던 선생님이 슈에무라 페인팅라이너를 썼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이슈가 조금 흐지부지 되긴 했으나 이게 거의 정설인 듯싶다.
참고로 현재 김연아가 화장품 모델을 하고 있지만, 이 논쟁은 그 전에 있었던 거라 라끄베르계는 아니라고 한다.
이상 풀 메이크업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초보 시디가 쓴 글이었습니다.
다음엔 패션 얘기를 해 볼까 해요.
시디로서 어떤 관점에서 어떻게 옷을 골라야 하는지…

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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