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여장을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다.
내가 어렸을 때 (아주 어렸을 때는 아님) 사촌 누나가 우리 마을로 이사를 왔다.
집이 많지 않은 시골 동네여서 또래 친구가 많이 없었기에 누나와 나는 자연스럽게 놀이 친구가 되었다.
둘의 성격이 내성적인 것과 외로움을 잘 타는 성격도 비슷했던 것 같다.
당시 마을에는 전통주를 만드는 술 공장이 있었다.
내 어머니와 누나의 어머니가 그곳에서 함께 일을 했기에 우리는 공장의 구조를 잘 알고 있었다.
사건은 어느 여름날 낮에 일어났다.
누나와 내가 더위를 피하려고 우연히 숙성실에 들어갔다가 깜빡 잠이 들어 문이 잠기는 사고가 발생했다.
안에서 문을 열어보았지만, 도무지 열리지 않았다.
아무리 문을 세게 두드려도 사람 하나 나타나지 않았다.
숙성실 안은 캄캄했고 벽을 아무리 더듬어도 전등 스위치를 찾을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문 여는 것을 포기하고 우리는 커다란 술통 밑에 앉아 사람이 오기를 기다렸다.
당시 둘 다 반소매 티를 입고 있었기에 우리의 몸은 점점 싸늘해져 갔다.
“누나. 너무 춥다.”
“그럼 우리 일어나서 뛰자.”
하지만 그 상태를 오래 유지할 수는 없었다.
먹은 것이 하나도 없었기에 우리의 체력은 금방 소비되었다.
추우면 졸리게 되는지 졸음이 마구 쏟아졌다.
누나가 “지성(가명)아! 자면 안 돼! 자면 얼어 죽어.”
누나가 나를 일으켜 몸을 움직이게 했다.
하지만 허사였다.
내 몸은 금세 오그라들었고, 나는 다시 “누나. 추워.”를 외쳤다.
“그럼 이 옷 입을래?”
누나가 옷을 벗어 내게 입혀주었다.
숙성실 안이 완전히 컴컴한 것은 아니었다.
온도를 표시하는 작은 불빛이 있어서 아주 희미하게나마 사물을 알아볼 수 있었다.
내게 옷을 벗어준 누나의 몸은 이제 브래지어만 남은 상태였다.
그러나 누나의 옷을 입어도 추위는 쉽게 가시지 않았다.
그러자 누나가 나를 안아주었다.
그렇게 차가운 곳에 있는데도 누나의 몸은 참으로 따뜻했다.
그때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희미한 불빛 속에서도 누나의 가슴이 참으로 예뻐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처음으로 여자의 가슴이 그렇게나 아름다운 것인지 처음 알게 되었다.
그때 누나가.
“만지고 싶으면 만져도 돼.”라고 말하며 브래지어를 내려주었다.
그리고 내 두 손을 가져가 누나의 가슴 위에 올려놓았다.
처음으로 여자의 가슴을 만져 보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나는 엄마의 젖꼭지가 아닌, 여자의 젖꼭지를 난생 처음으로 빨아보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풍기는 묘한 향기와 맛은…
내게 너무나 특별한 경험이었다.
서로를 안고 있어서인지 그 따뜻함으로 인해 우리는 아침까지 무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날 이후 누나와의 관계는 서먹해졌다.
누나가 그리웠지만 나 역시 일부러 누나를 찾게 되지는 않았다.
당시 누나가 내게 입혀줬던 분홍색 옷.
부푼 누나의 가슴.
그곳에서 피어나던 여자의 향기.
그것들이 내 삶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여장이 시작된 것 같다.
지금도 여장할 때면 어둠 속 누나의 모습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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