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출근길에 나는 00역 근처의 어느 예식장을 앞을 지나간다.
그 예식장 건물 벽에는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의 사진이 커다랗게 걸려있는데 사진 속 신부는 너무나 아름답다.
매일 보는 사진이건만, 볼 때마다 시디인 내 가슴을 설레게 한다.
나도 여자로 태어났으면 하는 바람.
그러면 저런 웨딩드레스를 입고 결혼할 텐데… 하는 바람을 갖게 한다.
웨딩드레스는 모든 시디의 로망이다.
오죽하면 ‘처음엔 속옷으로, 끝은 웨딩드레스로’ 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나도 집에 두 벌의 웨딩드레스가 있다.
신부가 되고 싶은 욕망이 간절할 때 꺼내서 입는다.
풍성한 웨딩드레스를 입고 거울 앞에 서면 마치 내가 진짜 신부라도 된 듯 기분이 좋다.
요즘엔 웨딩드레스도 심플한 형태로 많이 나오는데 나는 좀 옛날 웨딩드레스, 그러니까 풍성한 면사포와 화려한 부케가 어우러진 웨딩드레스도 소유하고 있다.
그걸 입고 있으면 조금 촌스럽긴 하지만 오리지널 신부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웨딩드레스는 부피가 커서 보관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많이 갖고 싶어도 원하는 만큼 소유할 수 없다.
정말 예쁜 것만 골라서 보관하고 있다.
오늘 오랜만에 신부 놀이를 했다.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침대와 소파를 오가며 여장을 즐겼다.
그리고 지금 나는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이 글을 쓰고 있다.
결혼하고 싶다.
나도 웨딩드레스 입고 멋진 신랑 품에 안기고 싶다.
한때, 아는 러버 오빠를 집으로 초대해 가짜 결혼식이라도 올려볼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라도 신부가 되고 싶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러버 오빠 계시면 연락주세요.
저 여장하면 정말 예쁘답니다.
딱 하루.
당신의 신부가 되어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