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디소설 41] 여장남자 집에 도둑이

저는 시디(여장남자)입니다.
와~ 살다 살다 우리 집에도 이런 일이…
어제도 안에 여성용 속옷을 입고 자전거를 타고,
밤 12시에 들어와 씻고…
방은 무척 더웠는데,
자린고비 엄마 아빠와 함께 사는지라…
아직은 에어컨 틀 때가 아니라며 창문을 열어놓고 주무셨답니다.
저는 너무 더워 잠도 안 오고…
마침 늦은 시간이라…
알몸에 여성용 슬립 – 구멍 숭숭 뚫린 망사슬립만을 입고 잠을 잤어요.
물론 방문은 걸어 잠갔죠.
가끔 이렇게 잔답니다.
시디라면 다들 아시겠지만…그 기분 너무 좋죠.
근데…아니 글쎄!
아침부터 정화조 차가 와서 밖이 시끄러웠던 모양입니다.
다들 7시도 안 되어 일어났는데,
아빠는 바지가 없어졌다고 돌아다니고,
티비 앞에 두었던 엄마 지갑이 털려있고,
식탁 아래에 널브러져 있는 아빠의 바지와 낯익은 엄마의 지갑.
맞습니다.
어젯밤, 우리집이 털렸던 거예요.
다행히 현금을 적게 가지고 있어서…
헐~ 그런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만약 제가 방문을 잠그지 않고 잤더라면…
성폭행을 당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며 소름이 돋더라구요.
그런데 그것도 잠시…
오후쯤 되니까 생각이 싹 바뀌어서…
한 번 당하고 싶은 쪽으로 생각이 기우는 겁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저.
조금 이상하죠?
제가 생각해도 그러네요.

여장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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