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장소설 63] 우리는 시디카페에서 만났다.

딩동!
그, 아니, 그녀가 왔다.
코로나로 인해 이번 설에는 시골에 내려가지 못하는 나를 위해 설 연휴를 함께 보내자며 온 것이다.
혼자 자취하는 내게 회사에서 준 선물이라며 참치 세트를 가져왔다.
정이 많은 친구다.
내가 그를 그녀라 부르는 이유는 우리 둘 다 생물학적으로는 남성이지만 지금은 둘 다 여성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시디 카페에서 만났다.
우리 둘 다 시디 성향을 지녔다.
시디와 시디가 만나 사랑을 나누기도 하는데 이를 시디레즈라 한다.
그러니까 우리는 시디레즈 커플이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온 그녀는 하얀색 블라우스와 청미니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키가 작고 몸매가 여린 그녀에게 잘 어울리는 옷이다.
그녀는 언제나 이런 소녀풍의 옷을 즐겨 입는다.
여장한 그녀는 정말 예쁘다.
그녀를 맞이하는 나 역시 여자의 모습이다.
지금 분홍색 원피스를 입고 있다.
물론 안에는 여성용 팬티와 브래지어를 입고 있다.
화장도 하고 가발도 썼다.
집에서는 늘 이렇게 지낸다.
오늘 우리의 계획은 이렇다.
잠시 후 우리는 저녁을 먹기 위해 밖으로 나갈 예정이며 식사 후 여느 여자들처럼 서로의 손을 잡은 채 도시의 번화가를 걸을 것이다.
그리고 여자들의 물건을 파는 곳,
액세서리 가게나 화장품 가게, 속옷 가게 등을 방문할 것이다.
속옷 가게에서 우리는 오늘 밤,
서로에게 입혀 줄 속옷을 고를 것이다.
아마도 나는 레이스 가득한 시스루 슬립을 고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모텔에 들어갈 것이다.
그리고 오늘 밤 우리는 한 침대에서 한 이불을 덮고 한 몸이 되어 잘 것이다.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며
“자기 정말 예뻐. 자기 정말 여자 같아. 여자보다 더 예뻐. 사랑해”라고 말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나눌 것이다.

시디레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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