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장소설 78] 차 안에는 항상 여장용품이

내 직업은 건축설계사.
전국을 대상으로 영업하기에 지방 출장이 잦다.
지난가을,
나는 고창의 한 고객을 만나고 오는 길에 고사포 해수욕장에 들렀다.
평일이고 시즌이 지나서인지 해변은 한가로웠다.
광활한 해변에 사람 하나 보이지 않았다.
주위에 사람이 없을 때, 내게 드러나는 욕구 하나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여장.
치맛자락을 펄럭이며 저 광활한 해변을 홀로 걷고 싶었다.
차 안에서 화장을 마치고 트렁크 속 비밀 상자에서 꺼낸 여성용 팬티와 브래지어를 입었다.
이렇게 내 차 안에는 항상 여장 용품이 비치되어 있다.
혹시 주위에 여장남자일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이 있다면 그의 트렁크를 열어보라.
그의 차에도 분명 여장 용품이 가득 실려있을 것이다.
시디들 대부분이 여장 용품을 차에 보관하기 때문이다.
남자 옷을 모두 벗어버리고 여자 옷으로 갈아입었다.
지난여름에 구매한 알록달록한 꽃무늬 원피스가 그날의 내 옷차림이었다.
밖으로 나갈 준비를 마치고 차 밖을 살펴보았다.
밖은 여전히 사람 하나 보이지 않았다.
여장하기 참 좋은 조건이었다.
백사장으로 나와 곧장 바다를 향해 걸어갔다.
바다와 가까워질수록 바람은 더욱 세차게 불었다.
“그래! 바로 이거야!”
바닷바람에 치맛자락이 사정없이 펄럭였다.
치마 가득 들어오는 바닷바람이 너무나 좋았다.
이 느낌 때문에 내가 치마를 자주 입는다.
여장할 때 짧은 미니스커트를 선호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정말이지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바닷바람을 치마 가득 들이며 해변을 걸었다.
해변의 시작부터 끝까지 사람 하나 보이지 않았다.
200여 미터의 광활한 해변이 온통 내 차지였다.
갔던 길을 돌아서 다시 차로 돌아왔다.
화장한 것도 아깝고 여장의 여운도 아직 남아 있어서 조금 더 즐기기로 했다.
돗자리를 꺼내 근처 솔숲으로 갔다.
솔잎이 덮인 바닥은 스펀지처럼 폭신했다.
그곳에 돗자리를 깔고 앉았다.
여자들이 앉는 것처럼 두 다리를 예쁘게 모으고 앉아 해변가를 바라보았다.
해변엔 여전히 사람 하나 보이지 않았다.
그런 한가로운 풍경이 참으로 좋았다.
오늘 이곳에서의 여장 경험을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었다.
섹시 화보 모델처럼 여러 관능적인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었다.
누가 보면 미쳤다고 할 모습이지만 그날의 여장 놀이는 참으로 재미있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
제 차에는 항상 여장용품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지방 출장이 잦기에 지방을 다니다 보면 갑자기 여장 생각이 나거나 여장하기 좋은 장소가 나타나곤 하지요.
그때 차 안에서 여장하고 밖으로 나옵니다.
그렇게 하는 여장이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거 같아요.

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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