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장 외출

[여장외출소설 202] 여장남자들이 변태 소리를 듣는 이유

시작은 새로 구매한 매니큐어를 바르면서부터였다.
그런데 일이 점점 커졌다.
매니큐어를 바르고 나니 화장이 하고 싶어졌고 화장을 하고 나니 목걸이가 차고 싶어졌다.
그다음엔 속옷이 입고 싶어져서 브래지어와 팬티를 입었다.
거울을 보았다. 예뻤다.
옷장에서 스키니 청바지와 블라우스를 꺼내 입었다.
시간을 보니 자정이었다.
외출하고 싶은 욕구가 생겨났다.
가발에 모자를 눌러썼다.
손에는 핸드폰만 들었다.
마지막으로 하이힐을 신고 현관에 있는 거울 앞에 섰다.
예뻤다.
이만하면 여자처럼 보인다.
오늘이 다섯 번째 외출이다.
집에서만 했던 여장이 점점 밖으로 향하고 있었다.
나는 여장하는 취미가 있는 남자.
다세대 주택에서 혼자 살고 있다.
밤 12시가 되면 이 동네는 몹시 캄캄하다.
쥐 죽은 듯 고요하다.
여자가 살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장소다.
하지만 여장남자인 내게는 좋은 환경이다.
으슥한 골목이 많아 여장하고 돌아다니기엔 참 좋은 동네다.
또각또각 하이힐 소리를 내며 동네의 골목길을 걸었다.
여장 외출이란 게 특별한 게 없다.
그저 이렇게 동네의 골목길을 이리저리 배회하며 거니는 것이 전부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를 걸었다.
한 시간 동안 마주친 사람은 모두 세 명이었다.
술에 취한 아저씨와 책가방을 멘 학생, 폐지 줍는 아주머니였다.
동네가 조용해서 마음이 편하기는 했지만 뭔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누군가가 나를 쫓아와 주었으면 하는…
그러니 다음에는 꼭 치마를 입어야겠다.
누군가가 내게 다가와 치마를 들치고 달아나 주었으면 좋겠다.
그 역할은 힘 좋은 아저씨가 해 주었으면 좋겠다.
나를 어두운 곳으로 끌고 가 성추행 같은 걸 해 주었으면 좋겠다.
저항하는 나의 블라우스 단추를 뜯고 브래지어 끈을 잡아당기고 강제로 팬티를 벗겨주었으면 좋겠다.
내 입을 틀어막고 다리를 벌리게 하여 내 그곳을 공략해주었으면 좋겠다.
나, 왜 이런 생각을 하는 거지?
여자가 되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이 고작 이런 것이라니…
한심하다.
그래서 여장남자들이 변태 소리를 듣는 거다.

여장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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