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6학년 때쯤으로 기억한다.
설날이었다.
여동생이 입고 벗어 놓은 한복이 내 눈에 들어왔는데…
한 번 입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랑 저고리와 붉은색 다홍치마에 꽃무늬가 수놓인 참으로 예쁜 한복이었다.
그 옷을 내 방으로 가져갔다.
옷을 벗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입었는데…
한복 특유의 질감이 맨 살에 닿는 느낌이 너무나 좋았다.
그때의 느낌을…
지금도 나는 한복을 입을 때마다 매번 느낀다.
(나는 한복을 입을 땐 안에 아무 것도 입지 않는다.)
자라서 나는 시디가 되었고 한복을 사랑하는 (여장)남자가 되었다.
제 취향, 좀 특이하죠?
그런데 시디 카페를 보니 저처럼 한복만 입는 시디가 있긴 하더라구요.
전남의 시골에 사시는 분이셨는데…
직업이 농부셨고 낮엔 열심히 일을 하고 밤에 여장을 하는데 꼭 한복으로 한답니다.
그 분의 계기가…
시골 어느 곳에 여행을 갔었는데 민박집 장롱 위에 한복을 담은 상자가 있었고,
그걸 몰래 입어 보았답니다.
그때의 느낌이 너무 좋았고…
그날 이후로 한복을 사랑하는 여장남자가 되었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