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장일기 8] 여자가 된 기분을 느끼기 위해

내가 여장용 신발을 구매하기 위해 종종 찾았던 곳이 동네에 있는 쌈지 매장이다.
50대 후반의 아주머니가 혼자 장사를 하시고,
오는 손님도 대개가 4~50대 아주머니이다 보니 다른 손님이 있어도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가격도 3~4만 원대로 저렴했다.
남자인 내가 그곳에서 여자 신발을 산다는 것도 설렜지만,
나는 다른 여자가 내게 하이힐을 권하면서 내가 만져보고 신어보고 하는 걸 옆에서 지켜보는 게 더 좋았다.
일종의 관종이랄까?
특히 스트랩 샌들을 신을 때,
스트랩을 내 발에 맞추기 위해 고리를 조정할 때면 (일반 여성들에겐 아무것도 아닌 일이겠지만) 정말 짜릿한 느낌을 받았다.
내가 정말 여자가 된 기분?
그 기분을 느끼기 위해,
나는 지금도 여자의 모습으로 여성용 신발 가게에 종종 들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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