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장일기 44] 트럭 아저씨와

외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집에 들어가기엔 뭔가 아쉬움이 남았다.
골목길로 들어서려는데…
평소 못 보던 트럭 한 대가 서 있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트럭 안에 사람이 자고 있는 것이다.
장거리 뛰는 아저씨가 그곳에서 잠을 자는 모양이었다.
왜 그랬을까?
나는 가까이 다가가 트럭 문을 두드렸다.
두 번째 노크에 아저씨가 깨어났고 내 얼굴을, 내 여장한 모습을 쳐다보았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을까?
나는 정말 트럭 안에서 아저씨와 뭔가를 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런 경험이 전혀 없는지라…
트럭 아저씨가 막상 문을 열고 나오자 그냥 달아나고 말았다.
그것도 허겁지겁 뛰어서…
집에 도착한 나는,
행여 아저씨가 뒤쫓아오지나 않을까,
현관문에 기대어 한참을 서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한 번 해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위움이 있다.

트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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