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트렌스젠더소설 208] 세상의 가십거리

최근 내게 어떤 일이 있었냐면…
회사에서 있었던 일이다.
회사 사람들은 내가 트랜스젠더라는 걸 알고 있다.
커밍아웃하고 대충 묻혀서 잘 지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내가 잘 아는 사람이 내게 남자를 소개해준다는 거였다.
뭐지 싶었는데,
자기가 아는 사람한테 내 이야기를 했다나…
그런데 나를 트랜스젠더라고 소개하고 사진까지 보여줬다는데,
그 사람이 나한테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문제는,
나는 그런 식으로 생판 모르는 사람한테 아우팅 당하고 싶지 않다는 거.
그리고 그걸 주선하려 했던 사람이 회사에서 나를 가장 잘 이해해주고 친근하게 대해주던 여자분이라는 거.
그래서 차마 화는 못 내고,
만나게 되면 내가 좀 힘들어질 것 같다고 대충 에둘러 말하긴 했지만,
그 사람은 애초에 아우팅이나 스텔스나 그런 개념도 없었던 거 같고 그저 순수한 마음으로…
좋게 생각하면 그런 거였는데…
그렇다고 평소 내게 잘 해주던 사람을 내칠 수도 없으니…
착잡하기만 하다.
무엇보다 내게 관심 있다던 상대 남자의 저의가 조금 의심되는데,
러버가 뭔지 라는 개념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일까?
뭐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내 모습이 마냥 처량한 거 같고…
생판 모르는 사람한테 내 이야기를 막 하고 다니는 사람들도 밉고…
나는 그저 세상의 가십거리인가?
라는 생각도 들고…
그냥 내 마음이 지금은 무척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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