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장소설 34] 여자아이처럼

나는 키가 작다.
남자인데 160밖에 되지 않는다.
몸무게는 고작 48kg이다.
그런 내가 시디가 되었다.
시골 태생인데도 몸이 약해 집에서는 힘든 일을 시키지 않았다.
거의 여자처럼 키워졌다.
그래서 남에게 의지하는 성향이 생겨났다.
스스로 하는 게 별로 없고 누가 해주기를 바라는 성격으로 자라났다.
성격은 점점 여자처럼 변해갔다.
키가 크고 우람한 같은 반 친구들한테는 귀엽단 소리를 들었다.
한 친구는 종종 내 귓불을 만지며 나를 인형 처럼 갖고 놀았다.
나를 무릎 위에 앉힌 적도 있다.
동급생의 무릎이었지만 기분 나쁘지 않았다.
이런 타고난 외모와 성격이 나를 여자아이가 되고 싶어하는 성격으로 만든 것 같다.
처음 여자 옷을 입어본 것은 중학교 일학년 때였다.
여동생이 밖에 나가고 없을 때 여동생의 치마를 몰래 입어보았다.
기분 좋은 느낌이 전해졌다.
다음날엔 여동생의 팬티에도 손을 댔다.
전날보다 더 좋은 기분이 느껴졌다.
여자가 되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그때 처음으로 했다.
귀엽고 사랑받는 여자아이가 되고 싶었다.
더는 성장하고 싶지 않고 지금 상태로 남아있고 싶었다.
그래야 사람들에게 귀여움받을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사내로선 하기 힘든 생각이었지만, 그랬다.
심지어 여동생의 여동생이었으면 하는 생각도 했다.
동생을 언니라 부르고 싶었다.
동생은 지금도 나를 오빠 취급하지 않는다.
동생이 보아도 내가 별 볼일 없는 오빠처럼 보이는 모양이다.
성인이 된 지금, 나는 시디가 되었고 내 여장 컨셉은 언제나 소녀풍의 옷이다.
주니어용 치마나 블라우스를 입고 거울 앞에 서서 귀여운 표정을 짓는다.
커다란 리본이 달린 머리핀이나 헤어밴드 같은 여아용 액세서리를 착용하는 걸 좋아한다.
말도 어리숙하게 한다.
“~해쪄요.”라고 혀 짧은소리를 낸다.
집에서 하는 모든 행동을 여자아이처럼, 어린아이처럼 한다.
다시 태어난다면 나는 여자아이로 태어나고 싶다.
사람들에게 어리광부리며 귀여움 받는 그런 여자아이로 태어나고 싶다.
나, 지금도 주니어룩을 입은 채 이 글을 쓰고 있다.
짧은 교복 치마에 니삭스를 신고 막대 사탕을 빨고 있다.
어린 여자아이처럼…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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