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장소설 107] 한 번 맛 본 수컷의 맛

지인의 결혼식에 다녀왔다.
그런데…
신부측 하객으로 오신 분 중에…
전혀 모르는 분인데…
얼굴이 상당히 낯이 익은, 연세가 좀 들어 보이는 분이 계셨다.
도저히 나와는 관련이 없는,
어떤 학연이나 연줄을 댈 수 있는 수만 가지의 경로를 모두 떠올려 보았지만…
“왠지…어디서 몇 번 본 적은 있는 것 같은데…어디서 봤더라…틀림없이 어디서 봤는데..봤는데…”
그러나 도무지 떠오르지 않고…
결혼식이 끝나가는 내내…
나는 그분과의 연관성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다가 결국, 결혼식장을 벗어나 집으로 오던 길에 단서가 잡혔다.
오프라인 시디 카페에서 몇 번 본 적이 있는 분이었다.
시디는 아니었던, 일반인 내지는 러버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헉! 세상 참 좁구나.
이런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니…
참으로 놀라웠다.
정말로…
나는 그분과 함께 러버와 시디로 모텔에 투숙한 적이 있다.
그리고 그날 밤,
나는 그 분의 그것을 빨아드렸고 내 안의 여성을 드렸다.
꽤 진지하고 달콤한 밤이었고 나의 여자다움과 그분의 남자다움이 한껏 발휘된 밤이었다.
세상 참 좁구나.
나도 어디선가 누군가에게 암캐로 기억될까 싶은 생각에 가슴이 섬뜩했다.
그런데…집으로 돌아오는 도중…
다시 그 분의 품이 그리워지는 것을 느꼈다.
암컷 본능이 다시 깨어나 몸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그 분이 내게 준 선물,
그 하얀 꿀물의 맛이 다시 갈증을 일으켰다.
연락해 볼까? 하는 마음으로 전화번호를 검색해 본다.
P.S
한참 지난 일입니다.
저는 이미 결혼도 했고요.
아이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한 번 맛들린 수컷의 맛은 절대 못 있겠네요.
남자의 그것이 그립습니다.

수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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