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장소설 118] 크로스드레서와 정조대

초보적 질문.
“이 정조대는 무슨 용도로 사용하나요? 업하고 사용해 보려 합니다. 괜찮을까요?“
시디 카페에 올라온 질문이다.
역사책에서나 보았던 그 물건이 과연 현대에도 사용되는지 궁금했다.
그런 물건을 파는 곳이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웠다.
네이버 쇼핑몰을 검색해 보았다.
세상에나!
있었다.
수많은 종류의 정조대 사진이 나열되었다.
그것도 해외 사이트가 아닌 국내의 네이버 쇼핑몰에서.
성인인증 절차도 거치지 않았는데 여러 종류의 정조대 사진들이 적나라하게 노출되었다.

정조대
특이한 것은 남성용 정조대가 여성용 정조대보다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
샘플 사진 하나가 있었는데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다.
그 사용처는…대략 짐작이 가지만…
그러나, 대체 이걸 누가?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기에 이처럼 많은 정조대가 검색되는 것일까?
남성용 정조대가 유난히 많다는 건,
그만큼 동성애자가 많다는 뜻일 텐데.
우리나라에 그렇게 동성애자가 많은 건가?
나는 크로스드레서.
크로스드레서는 본래, 이성의 옷을 즐겨 입는 사람들을 말하지만,
나는 크로스드레서이면서 동시에 여자가 되고 싶고,
여자가 되어 남자로부터 사랑받고 싶은 성향을 지닌 사람이다.
질문자가 올린 글은 이미 한 달이 지나 있었다.
과연 그는 정조대를 구매했을까?
텔에서 업을 하고 정조대를 채운 채 러버와의 사랑을 나누었을까?
그럼 상대는?
상대는 어떤 형태로 그와 사랑을 나누게 되는가?
상대의 앞이 자물쇠로 채워져 있다면 뒤를 공략하는 건가?
그럼 정조대의 의미는?
무슨 역할을 하는 거지?
단지 기분을 돋우기 위한 액세서리인가?
궁금함은 끝도 없이 이어졌다.
그리고 마침내,
나도 한번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조대 하나가 장바구니에 담겼다.
핑크색 자물쇠가 달린 예쁜 정조대였다.
*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남성용 정조대의 주 사용층은 씨씨라고 하네요.
가녀린 여성이 되어 남자에게 복종하고 싶은 사람.
성적으로 여자 역할을 하고 싶은 사람.
그런 사람들을 씨씨라 부른다고 합니다.
그렇게 저는 씨씨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고,
지금은 씨씨의 삶을 동경하는 1인이 되었습니다.

정조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