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장일기 235] 치마입고 계단 오르기

겨울은 미니스커트와 스타킹의 계절이다.
이 둘의 조합이 오히려 여자들에게 겨울을 미니스커트의 계절로 이끌지 않나 싶다.
며칠 전 아침 출근길에서도 그런 모습을 보았다.
짧은 미니스커트에 검은색 스타킹을 신고 계단을 오르면서 뒤가 보일까 봐 넓은 가방으로 뒤를 가리고 가는 어느 여자의 모습.
시디인 나.
그 모습이 어찌나 부럽던지…
며칠 후 나는 평일 휴가를 내고 그 짓을 해 보기로 했다.
그 여자와 비슷한, 아니 더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전철역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했다.
뒤를 가리는 용도의 가방은 아주 작은 핸드백.
출근할 필요가 없고 즐기기 위한,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외출이었으니,
여유 있고 편안한 마음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즐겼다.
그 짓을 무려 한 시간 동안이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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