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장일기 265] 여장하고 거울 보면

여장하고 거울 보면 시무룩해진다.
내 몸이 너무 남자 같아서다.
살, 근육 이런 문제가 아니라 어깨와 가슴이…
여자들이 보면 ‘멋지다. 남자의 몸이야!’라고 할 정도로 남자로선 기분 좋은 몸이지만…
그러나 나는 씨씨다.
가녀린 여자가 되고 싶은 씨씨.
여자들이 입는 야리야리한 슬립 원피스를 입고 거울 앞에 서면 내가 봐도 역겹다.
몸매 여리여리한 씨씨들 보면 정말 부럽다.
어째들 타고난 것도 저렇게 여성스럽게 태어났는지.
그러나 나는 왜 이런 헐크 같은 몸을 가지고서 여자가 되고 싶은 걸까?
미쳤다.
이 몸으로 왜 여자가 되고 싶고,
혼자 있을 땐 늘 여성스러운 행동을 하고 있는지
내 몸이 한없이 저주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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