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수영복을 갖고 싶어.”
배수구는 중학교 졸업 전 짝사랑하던 여자애에게 이렇게 고백한다.
당연히 그녀에게 차이고 변태로 찍혔다.
고등학교 진학 후 배수구는 몰래 여자 수영복을 찍으려다 여자 수구부의 채민준 선생에게 걸리게 되고,
얼떨결에 여장을 하고 여자 수구부에 들어가게 된다.
순간 온 몸의 감각이 깨어나고 이성이 돌아왔다.
내가 첫 눈에 반했던 그녀는
애인이 있는, 성격 더러운 여자아이일 뿐이었고,
나는 말도 안되는 여장을 하고 바보처럼 허우적대고 있을 뿐이었다.
바보빛깔 환상은 깨어졌다.
뭐. 상관 없어.
나도 네가 좋았던 게 아니라 네 수영복이 좋았을 뿐이니까.
너 따위가 좋았던 게 아니라 네 수영복이 좋았을 뿐이라고…
-출처: 하일권의 두근두근거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