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트랜스젠더 카페에서 활동할 때,
그곳 회원 중 일부는 “굳이 트랜스젠더와 크로스드레서를 구분해야 할까?”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사실 생각해보면 인터넷 밖에서 우리를 재는 잣대가 외형적으로 남자냐 여자냐이고 그런 것으로 인해 일반인에게 많은 편견을 받았으면서도 정작 우리는 우리의 커뮤니티 내에서조차 우리 스스로 인터넷 밖의 그런 편협한 시선들을 다시 가져와 똑같이 우리한테 적용하고 있는 건 아닌지,
그래서 또 한 번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소외시키고 있는 건 아닌지,
그런 생각을 했다.
사실 요즘엔 호르몬도 마음만 먹으면 쉽게 구할 수 있고 시디 생활을 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수술대에 오르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기에 굳이 시디와 트랜스젠더를 구분하는 게 모호하고,
단지 수술의 여부와 일반인이 생각하는 고정된 트랜스 이미지 (트랜스는 흔히 하리수 정도는 돼야 한다는 둥.. 대개 그런 고정 관념은 남자들한테서 비롯된 것이지만) 에 맞추어 궁색하게 트랜스젠더와 크로스드레서로 나누는 게 아닌가 싶다.
실제 성 소수자 카페에서 성전환 수술을 안 했다는 이유로 마음은 트랜스지만 시디 갤러리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러다 얼굴 수술까지 마치고 어느 정도 봐줄 만하면 트랜스 갤러리로 옮기고 그게 누구를 위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어쩌면 남자들을 위해, 남자들 눈에 들기 위해 그런 행위를 하지 않는가 싶지만)
같은 성 소수자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많다.
어떤 분의 설명에 의하면 시디와 트랜스의 나눔이 사실은 업소에서부터 시작되었고,
그런 업소의 공식들이 여전히 젠더 커뮤니티에서 절대적인 것으로 인정된다는 건 우리 성 소수자들 간에는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많은 트랜스젠더와 크로스드레서가 수술의 여부를 떠나 같은 여성으로서 이 사회로부터 차별받지 않는 세상이 어서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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