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 처음이었다.
지하철은 점점 그곳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고,
그때까지도 내 마음은 어떻게 해야 할지 갈팡질팡하고 있었다.
“만약, 지금 내가 기대고 서 있는 이 문이 다음 역에서는 반대쪽에서 열린다면…그냥 지나치도록 하자.”
그렇게 까지 결심했는데,
막상 지하철이 목적지에 도착하고 반대쪽 문이 열렸음에도 나는 여차하는 사이 무언가에 이끌린 듯 열린 문으로 내리고 말았다.
그래도 시디바라는 곳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니 그 앞에만이라도 한번 가 보자 하는 생각을 하고 결국 시디바 앞에 도착한 것이다.
핑크색 간판이 너무나 선명했다.
“코디”
내부는 처음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무척 조용하고 왠지 모를 친근함과 포근함이 느껴졌다.
카페에 들어섰을 때 헤라님이 먼저 나를 반갑게 맞아주었는데 처음 보는 사이인데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고 오히려 너무 친근하게 느껴져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또한 메이크업을 해 주실 때 나를 향해 환하게 웃던 혜정님의 미소는 마치 탤런트 김현주를 연상케 했다.
집에서 홀로 업은 자주 했지만, 내 업한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 두렵기도 하고 업을 한 내 모습이 다른 사람에게는 어떻게 비쳐질지 몹시 궁금했다.
그동안 내가 가진 이런 성향에 대해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눠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헤라님과의 대화를 나누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아마 이 글…코디 언니분들도 보시겠죠?
처음 온 저에게 너무나 잘 해 주셔서 너무나 행복한 마음에 문 닫을 시간을 훨씬 넘겨 놀고 왔네요.
여자로서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낸 건 태어나 처음인 거 같아요.
카페 문 나설 때, 남자 옷을 입은 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더 어색하고 부끄러웠네요.
앞으로 더 많은 용기를 내어 저의 본 모습을 찾으려 노력할 거예요.
어젯밤 모두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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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in여장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