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블린뷔스티에

[크로스드레서소설 206] 에블린 뷔스티에

여자 속옷 이름 중에 에블린 뷔스티에라는 게 있다.
나도 어쩌다 알게 되었는데…
그 옷을 처음 본 순간, 나는 그 옷에 완전히 빠져버렸다.
너무나 내 취향이었기 때문이다.
코르셋 형태인데 옷 전체가 꽃과 레이스로 장식되어 있었다.
모델은 주로 백인 여성을 썼고, 에블린 뷔스티에를 입은 채 소파나 침대에 누워 관능적인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예뻐 보이던지.
꼭 한번 입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나.
나는 여장하는 남자, 즉 크로스드레서다.
내가 에블린 뷔스티에 같은 특이한 여자 속옷을 구매하는 통로 중 하나가 네이버의 중고나라다.
혹시 에블린 속옷이 있을까 싶어 검색해 보았는데…
세상에나! 있었다.
에블린 뷔스티에라고 정확히 쓰여 있었다.
어떤 여자가 올린 것이고 시착만 해보았다고 한다.
그렇게 구매한 에블린이 내게로 왔다.
처음 그 옷을 입고 거울 앞에 섰을 때, 나는 기절해 쓰러지는 줄 알았다.
정말 말도 못 하게 화려하고 예쁘고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그 옷만 입고 있으면 마치 내가 유럽의 어느 귀부인이 된 것처럼 우아하게 느껴졌다.
내가 가진 모든 여자 속옷 중 소장가치 1위로 선정할 정도로 가장 예뻤다.
그런데 그 옷을 그 소중한 옷을, 이 미련한 나는 이사와 함께 내다 버렸다.
검은색 비닐봉지에 담아 의류 수거함에 넣어버렸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난 지금.
땅을 치며 후회하고 있다.
다시금 너무도 입고 싶은 옷, 에블린 뷔스티에!
하지만 중고나라에는 더는 그때 그 정도의 예쁜 디자인과 퀄러티를 자랑하는 에블린은 없었다.
다른 에블린이 있기는 했으나 단순한 디자인에 예쁘지도 않았다.
아! 내가 왜 그 옷을 버렸을까?
그 옷은 지금 어디로 갔을까?
가져올 수만 있다면 100만 원을 주고서라도 다시 찾아오고 싶다.
나는 지금 에블린 뷔스티에에 미쳐있다.
매일 중고나라에서 에블린 속옷을 검색한다.
새 상품이라도 사려고 온갖 쇼핑몰을 뒤져보았으나,
그 옛날 잠시 입어보았던 그 에블린은 찾을 수가 없었다.
아! 누가 내게 에블린 뷔스티에 파는 곳을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에블린 뷔스티에!
너무나도 입고 싶은 여자 속옷이다.
내가 버렸던 꽃무늬와 레이스 가득한 에블린 뷔스티에.
지금은 이렇게 사진으로만 남아있다.

에블린뷔스티에

에블린뷔스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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